1. 서 론
항 외곽시설 결정론적 설계법의 한계가 드러난 지는 이미 오래되어 현재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신뢰성 설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연구 성과가 상당하다. 우리나라 해양 공학계에 신뢰성 설계를 도입하려는 노력은 Kim et al.(2005), Kim et al.(2009), Suh et al.(2003) 등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전술한 연구는 장기 파랑 관측자료의 부재로 인해 유럽 혹은 미국에서 선호되는 확률모형을 단순수용하여 수행된 것으로 개선의 여지가 상당하다. 최근 Cho (2021a)는 우리나라 해양환경이 신뢰성 설계의 이론적 체계가 완성된 유럽 혹은 미국의 그것과는 구조적 차이를 지니며, 이어 이러한 차이를 우리나라 맹방 해역에서 수집된 situ wave data를 통해 예증한 바 있다. 전술한 구조적 차이는 신뢰성 설계가 효율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해양환경을 담아낼 수 있는 확률모형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Cho (2021a)의 가설은 반시계 방향으로 틀어져 풍성파 발달에 필요한 취송거리가 미국 혹은 유럽과는 달리 제한적인 방위에서만 확보되는 동해의 지형적 특성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는 상당한 다양한 성격의 파랑이 관측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각에서 우리나라 해양환경을 담아낼 수 있는 확률모형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최근 Choi and Cho (2019)에 의해 수행되어, 항 외곽시설 피복석에 작용하는 외력과 내구성을 결정하는 확률변수인 파고와 파형경사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해양환경에 최적화된 확률모형을 제시하는 등의 성과를 이뤘다. Choi and Cho (2019)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장기 파고 자료의 경우 수정 Glukhovskiy 분포 계열이 (Glukhovskiy, 1966), 파형경사의 경우 Tri-modal Gaussian 분포가 우리나라 해양환경에서 수월성을 지닌다. 이 연구에서 Cho(2021)는 파형경사는 전파과정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기 마련인 불규칙 파동계의 역학적 특성을 가장 포괄적으로 드러내나, 이러한 공학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소홀히 다루어졌음을 지적하고 Tri-modal Gaussian 분포를 기저 분포로 활용하는 파형경사 확률모형을 제시하였다.
이후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의 수월성은 우리나라 맹방에서의 관측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Cho (2021)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는 천수 과정에서 파동계에 외중력파가 출현하는 경우 주기가 긴 외중력파의 성정으로 인해 파형 경사분포에 형성되는 확률고원의 기술이 가능하다. 이어 Cho(2021)는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가 항외곽시설 피복석 신뢰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수치 모의를 수행하고 유럽에서 선호하는 Gaussian 파형경사 분포의 경우 사석 방파제 피복석 파괴확률이 과소하게 산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유럽과 미국에서 선호하는 Gaussian 파형경사 분포(PIANC, 1992)는 단순 선형 모형으로 파동계에 내재한 비선형성을 설명할 수 있는 어떠한 기제도 지니고 있지 않아 우리나라 해양환경과는 상당한 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Cho, 2021; Cox and Munk, 1954a; Cox and Munk, 1954b; Cox and Munk, 1956). 이처럼 적지 않은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신뢰성 설계의 주요 결과물인 파괴확률의 구조물 설계과정에서의 활용 방법에 관해서는 설계 실무진 사이에 상당한 혼선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혼선은 우리나라에서 신뢰성 설계가 시작된 지 겨우 수 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일견 이해되나, 파괴확률을 구조물 설계과정에 구체적으로 녹여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본 논문에서는 먼저 결정론적 설계 대비 신뢰성 설계기법이 만들어낼 수 있는 차이를 예시하기 위해 Level III 신뢰성 설계가 Monte Carlo simulation 기법을 활용하여 수행된다. 이어 신뢰성 설계의 주 결과물인 피복석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을 활용하여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은 결정론적 설계법의 취약점이 치유된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이 제시된다. 수치모의는 해역별 해양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울릉도, 부산 해운대, 여수, 군산, 인천(Jeong et al., 2018)을 대상으로 수행된다. 이와 더불어 관측 기간의 길고 짧음이 파괴확률 혹은 재현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관측 기간이 일년인 맹방(Cho and Kim, 2019; Cho et al., 2019; Chang and Cho, 2019)을 대상으로 한 수치모의도 병행하여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항 외곽시설 피복석에 작용하는 외력과 내구성을 결정하는 확률변수인 파고와 파형경사 확률모형으로는 파고의 경우 비교를 위해 결정론적 설계에서 선호하는 극치분포 중의 하나인 Gumbel 파고 분포와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를 활용하였다.
2. 해양환경
결정론적 설계 대비 신뢰성 설계가 만들어낼 수 있는 차이를 예시하기 위한 수치모의는 최근 설계과정에서 이루어진 주관적 판단으로 인해 항 외곽시설 일부가 유실된 을릉도 동방파제를 대상으로 수행하였다. 이어 해역별 해양환경 특성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의 대표적인 해안인 부산 해운대, 군산을 대상으로 한 수치모의도 수행하였다. 이 밖에도 관측 기간의 길고 짧음이 파괴확률 혹은 재현기간 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관측 기간이 일 년에 불과한 맹방을 대상으로 한 수치모의도 수행되며 본 절에서는 논의 전개를 위해 을릉도, 부산 해운대, 여수, 군산, 인천, 맹방을 아우르는 해역에서의 해양환경을 정리하였다.
3. Van der Meer식에 준거한 결정론적 설계
3.1 Van der Meer 식
Van der Meer (PIANC, 1992)는 Thompson and Shuttler (1975)의 초기 작업을 토대로 일련의 수리모형 실험을 Delft Hydraulics에서 수행하였다. 전술한 실험은 다양한 파랑 조건과 제체 투수특성을 고려하여 수행되었으며 이렇게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Van der Meer는 권파와 쇄기파를 대상으로 피복석 크기 산정을 위한 경험식을 제안하였다(Cho, 2021).
Tetrapod로 구성된 사면 경사 1:1.5인 피복층의 경우 Tetrapod의 크기는 다음과 같이 산출되며[Fig. 13 참조],
여기서 △는 ρrock/ρwater -1로 정의되는 상대밀도, Dn50 = (WTTP/ρrock)1/3는 공칭지름[Nominal Diameter], WTTP는 피복석 무게, Nod는 평균 해수면 인근의 침식 면적을 공칭지름으로 나눈 침식 계수[Relative Damage Level], Som은 파형경사, Nz는 내습하는 파랑 수, ρrock는 ρwater는 각각 피복석과 해수의 밀도를 나타낸다.
3.2 결정론적 설계
결정론적 설계는 신뢰성 설계 분류체계에서 Level Zero로 분류된다는 사실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 나름 해양환경에 내재한 불확정성이 고려되며 항 외곽시설에 작용하는 주외력이 파력이라는 사실에 근거하여 파고를 주 확률변수로 간주한다. 이 과정에서 초과확률의 역으로 정의되는 재현 기간이라는 개념이 활용되며 단위는 항 외곽시설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년 단위의 재현기간이 선호된다. 따라서 결정론적 설계는 장기 관측자료로부터 유의파고의 연 최댓값 HMAX의 시계열자료를 재구성하고 빈도해석 결과로부터 파고 극치분포의 모수 산정, 누적 분포로부터 특정 초과확률에 해당하는 파고를 유추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그동안의 설계 관행에서는 이렇게 산정된 50년 빈도, 혹은 100년 빈도 파고로 해양환경에 내재한 불확정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논의에서 알 수 있듯 년 빈도해석에서 유의파고의 연 최댓값 HMAX의 시계열자료가 활용되는 것은 단지 편의를 위한 것으로 장기 관측자료로부터 50년 빈도, 혹은 100년 빈도 파고를 직접 산출할 수 있다. 전술한 장기 관측자료로부터 직접 산출하는 작업은 우리나라의 경우 파랑관측 기간이 일천 하여 정상성 확보에 충분한 유의파고의 연 최댓값 HMAX 시계열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정상성 확보가 비교적 쉽다는 점에서 유의파고의 연 최댓값 HMAX 시계열자료의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3 수치 결과
3.3.1 울릉도
3.2절에서 다루었듯 결정론적 설계에서 항만 외곽시설의 규모는 극치분포로부터 산출한 50년 빈도, 혹은 100년 빈도 폭풍 사상[事象]에 의해 결정된다. 먼저, 결정론적 설계에 필요한 극치분포 산출을 위해 situ wave data로부터 유의파고의 연 최댓값 HMAX와 주기를 특정하고, 빈도해석을 수행하였다. Fig. 14에는 이렇게 얻은 HMAX와 TPeak의 결합확률분포를 정리하였으며, Fig. 15에는 HMAX 확률분포와 누가 확률분포를 정리하였다.
여기서 HMAX가 증가하면 HMAX에 연계된 TPeak도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흥미롭다. 이러한 현상은 HMAX가 상대적으로 큰 경우 HMAX와 TPeak 사이의 상관관계가 옅어진다는 해안공학계의 정설(Cho, 2020)과는 가소 거리가 있어 향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HMAX의 기저 확률분포로는 대표적 극치분포로 알려진 Gumbel 분포를 사용하였으며, 이를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식(2)에서 β와 μ는 확률계수로 situ wave data와 Matlab 기반 Statistics and Machine Learning Toolbox 중 최대가능도법 [MLE, Maximum Likehood Estimates]를 활용하여 산출하였으며, Table 1에는 이렇게 산출된 β와 μ 값을 해역별로 수록하였다.
Fig. 15에서 확인할 수 있듯 초과확률이 0.01인 HMAX = 9.11m, 초과확률이 0.1인 HMAX = 7.96m로 보이며, 이러한 파랑 사상은 재현기간이 각각 100년, 10년인 파랑에 해당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HMAX 누가 확률분포에 따르면 최근 유실된 울릉도 항 외곽시설 설계과정에서 10년 빈도 파랑 사상으로 사용된 HMAX = 5.2m는 초과확률이 0.65 내외로 이는 1.53년 빈도에 불과하여 울릉도 항 외곽시설이 상당히 과소하게 설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Van der Meer 식에 준거하면 100년 빈도, 10년 빈도에 해당하는 TTP 공칭직경은 각각 D50 = 3.2m, D50 = 2.79m 으로 산출되며, Table 2에는 재현기간이 10년, 50년, 100년에 해당하는 파고를 해역별로 정리하였다.
3.3.4 군산
Fig. 20에는 을릉도와 같은 과정을 거쳐 특정된 HMAX와 TPeak의 결합확률 분포를 정리하였으며, Fig. 21에는 HMAX 확률분포와 누가 확률분포를 도시하였다. 이미 알려진 해안공학계의 정설(Cavanie et al., 1976)과는 다르게 HMAX가 증가하면 HMAX에 연계된 TPeak도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4. Level III 신뢰성 설계
결정론적 설계 대비 Level III 신뢰성 설계기법이 만들어낼 수 있는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최근 설계과정에서의 주관적 판단으로 인해 항 외곽시설 일부가 유실되는 등의 피해사례가 보고된 을릉도 동방파제를 대상으로 수치 모의를 수행하였다.
4.1 신뢰 함수와 파괴확률
물리적 의미를 더욱 확연히 드러내기 위해 각 항을 세분하면 식(1)에 정의된 Van der Meer 식은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으며
여기서 확률변수는 굵은 글씨로 표기하였다.
Van der Geer 식으로부터 사석 방파제 피복석 강도 R과 파력 S의 차이로 신뢰 함수 Z 를 정의하면 Z는 다음과 같이 기술될 수 있다.
여기서 피복석 강도 R과 파력 S는 각각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따라서 피복층 강도 R이 파력으로 구성되는 외력 S 보다 작으면 사석 방파제 피복층은 불안정하며 반대의 경우 안정적이라 할 수 있으므로 구조물의 신뢰도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식(5)로부터 알 수 있듯 신뢰 함수 Z는 Nod, Nz, ∆, Dn50, Hs, Som라는 상호 독립적인 6개의 무작위 과정에 종속하나 해석의 편의상 강도 R과 파력 S에만 종속하는 것으로 가정하면 R과 S로 구성되는 표본공간에서의 신뢰 함수의 거동은 Fig. 24와 같이 도시될 수 있다.
Fig. 24에서 fR(R)은 강도 R의 확률분포, fS(S)는 파력 S의 확률분포를 각각 나타낸다. Fig. 24에서 곡선은 한계상태 경계면으로서 실선으로 표기된 직선은 선형화된 신뢰성 함수, 점선으로 표기된 곡선은 참 신뢰성 함수를 나타낸다. 피복석 파괴확률 Pf[Z < 0]은 신뢰 함수의 확률밀도함수 fZ(Z)를 영역 ii를 대상으로 적분을 수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수치적분에 필요한 파형경사 확률모형으로는 Tri-modal Gaussian 분포를 사용하였으며, Tri-modal Gaussian 분포는 다음과 같이 기술될 수 있다.
식(7)에서 Pi는 가중계수, μi와 σi는 각각 ith mode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나타낸다.
4.2 수치 결과 및 분석
본 절에서는 연구대상 해역 중 서로 다른 거동이 관측되는 울릉도와 군산 수치 결과를 정리하였으며 나머지 해역 [해운대, 여수, 인천]에서의 수치 결과는 Appendix A, B, C에 각각 수록하였다.
4.2.1 울릉도
최대가능도법[Maximum Likelyhood Method]을 활용하여 산출한 Tri-modal Gaissuian분포의 확률 모수는 Table 3에 수록하였으며, Fig. 25에는 Level III 신뢰성 설계 platform 구축에 필요한 파형경사 빈도해석 결과를 정리하였다.
Fig. 25에서 알 수 있듯 Tri-modal Gaussian 분포에서 높은 적합도를 보이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으나, 기존에 선호된 Gaussian 분포 대비 개선 정도는 단일 폭풍 사상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을 알 수 있다. Fig. 26에는 Van der Meer 식과 Monte Carlo simulation method를 사용하여 수행한 Level III 신뢰성 설계 결과를 피복석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Fig. 25에서 예상해 볼 수 있듯 본 연구에서 제시한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는 기존에 선호된 Gaussian 분포와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였으나, Gaussian 분포의 경우 피복석 파괴확률이 과다하게 산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결정론적 설계에서 제시한 D50 = 3.2m, D50 = 2.79m의 파괴확률은 각각 0.0105, 0.154로 산출되었으며, 이는 TTP 규모가 미세하게 변경되더라도 파괴확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27에는 본 연구에서 제시한 피복석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이 설계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예증하기 위해 피복석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을 linear scale에서 다시 정리하였으며, Fig. 28에는 TTP 공칭지름 변화에 따른 파괴확률변화율을 정리하였다. Fig. 27, Fig. 28에서 알 수 있듯 TTP 공칭직경을 D50 = 3.4m 보다 크게 조정하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파괴확률 감소량은 미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2.2 군산
Fig. 29에는 Level III 신뢰성 설계 platform 구축에 필요한 파형경사 빈도해석 결과를 정리하였다. Fig. 29에서 확연히 드러나듯 Tri-modal Gaussian 분포에서 높은 적합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전 절에서 다룬 울릉도와는 달리 기존에 선호된 Gaussian 분포보다 현격히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30에는 Van der Meer 식과 Monte Carlo simulation method를 사용하여 수행한 Level III 신뢰성 설계 결과를 피복석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4.2.3 결과 분석
4.2절에서 다룬 수치 결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결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Ⅰ. 모의 결과 TTP 규모가 미세하게 변화되더라도 파괴확률은 급격하게 증감할 수 있어 피복석 공칭지름 변경 시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Ⅱ. 파괴확률 변화율은 공칭지름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나, 공칭지름이 임계치[D50 = 3.4m]보다 큰 경우 파괴확률 변화가 급격히 축소되는 Gradually Increasing Zone이 존재한다[Fig. 27 참조].
Ⅲ. 전술한 Gradually Increasing Zone은 본 연구에서 다룬 을릉도, 부산 해운대, 여수, 군산, 인천, 맹방 해역에서 모두 관측된다는 사실에 준거하면 피복석 파괴 기제의 일반적인 성정으로 보인다.
Ⅳ. 전술한 Gradually Increasing Zone의 존재는 공칭직경을 임계치보다 크게 조정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며 물리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함의한다.
Ⅴ. 이상의 논의 결과에 준거하면 파괴확률을 활용하여 강건성을 높인 항 외곽시설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이 가능해 보인다.
Ⅵ.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에서는 적용이 편리하다는 수월성을 지닌 결정론적 설계법의 골격은 유지되며,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다는 결정론적 설계법의 취약점은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을 활용하여 치유된다.
Ⅶ. 따라서 향후 항 외곽시설 설계는 피복석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을 활용하여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다는 단점이 치유된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에 기반한 platform을 활용하여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5. 결 론
최근 한계가 노정 된 지 이미 오래인 결정론적 설계의 대안을 신뢰성 설계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수행되어 연구 성과가 상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신뢰성 설계의 주 결과물인 파괴확률의 설계과정에서의 활용 방법에 관해서는 설계 실무진 사이에 상당한 혼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혼선은 우리나라의 경우 신뢰성 설계가 시작된 지 수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일견 이해되나, 파괴확률을 구조물 설계과정에 녹여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본 논문에서는 파괴확률을 활용하여 강건성을 높인 항 외곽시설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이 제시된다.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에서는 적용이 편리하다는 수월성을 지닌 결정론적 설계법의 골격은 유지되며,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다는 결정론적 설계법의 취약점은 신뢰성 설계의 주 결과물인 파괴확률을 활용하여 치유할 수 있다.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을 예시하기 위해 먼저 최근 설계과정에서의 주관적 판단으로 인해 항 외곽시설 일부가 유실된 을릉도 동방파제의 설계과정을 검토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설계에 필요한 유의파고의 연 최댓값의 극치분포로는 Gumbel 분포를 활용하였다. 검토 결과 HMAX 누가 확률분포에 준거하면 최근 유실된 울릉도 항 외곽시설 설계과정에서 10년 빈도 파랑 사상으로 사용된 HMAX = 5.2m는 초과확률이 0.65 내외로 이는 1.53년 빈도에 해당하여 울릉도 항 외곽시설은 상당히 과소하게 설계된 것을 확인하였다. 이렇듯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개연성이 상당한 결정론적 설계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Level III 신뢰성 설계를 Monte Carlo Simulation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항 외곽시설에 작용하는 외력과 방파제의 내구성을 결정하는 확률변수인 파형경사 확률모형으로는 불규칙파랑 무리의 역학적 특성의 기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를 사용하였다(Phillips, 1980).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와 Gumbel 극치파고분포의 확률 모수는 Matlab 기반 Statistics and Machine Learning Toolbox 중 MLE[Maximum Likelihood Estimates]를 활용하여 산출하였다. 전술한 을릉도 동방파제 외에도 해역별 해양환경 특성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의 대표적인 해안인 부산 해운대, 군산을 대상으로 한 수치 모의도 병행하여 수행하였다. 관측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관측환경을 고려하여 관측기간의 길고 짧음이 파괴확률과 재현기간 산출에 미치는 영향(Forristall, 2008)을 살펴보기 위해 관측 기간이 일 년에 불과한 맹방을 대상으로 한 수치 모의도 함께 수행하였다.
모의 결과 Tri-modal Gaussian 파형경사 분포는 기존에 선호된 Gaussian 분포와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였으나, Gaussian 분포의 경우 피복석 파괴확률이 과다하게 산출되는 것으로 모의 되었다. 이 밖에 TTP 규모가 미세하게 축소되더라도 파괴확률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성정은 빈도해석에 함몰되어 진행된 그동안의 결정론적 설계에서는 다루지 않은 것으로 향후 결정론적 설계법의 개선 방향을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파괴확률은 공칭직경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나, 공칭직경이 임계치보다 큰 경우 파괴확률 변화가 급격히 축소되는 Gradually Increasing Zone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Gradually Increasing Zone의 존재는 공칭직경이 임계치보다 크게 조정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며 물리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함의한다.
따라서 향후 항 외곽시설 설계는 피복석 공칭지름별 파괴확률을 활용하여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개연성이 높다는 단점이 치유된 Hybrid 결정론적 설계법 기반 platform을 활용하여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