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해상풍력 발전을 비롯한 해양 구조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세굴 문제는 구조물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침식성 해저면에 설치된 고정식 해상풍력은 해류와 파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세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구조물의 안정성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 세굴은 흐름과 구조물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유사가 유실되는 현상으로, 해상풍력터빈이 풍하중과 파랑하중에 따른 수평 및 모멘트 하중을 견디는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구조물 설계 시 세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Sumer & Fredsøe, 2002; Wardhana & Hadipriono, 2003).
이에 따라 해상풍력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에 대한 연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Ko et al.(2015)은 HeMOSU-1호 해상 기상타워에 대해 수치해석 연구를 수행하여 해상 구조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세굴 특성을 분석하고, 현장 관측 데이터와 비교하여 수치 모형을 검증하였다. 이 연구는 해상 환경에서 세굴심을 예측하고 평가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 Lee(2013)는 세굴로 인해 고정식 해상풍력이 받는 동적 응답을 분석하였으며, 특히 모노파일 방식의 터빈이 세굴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동적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들은 해상풍력 구조물의 설계 시 세굴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해외 연구로는 Sumer와 Fredsøe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해상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에 대한 다양한 실험 연구를 수행하여, 체계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다. Sumer와 Fredsøe(2001)는 단일 원형 지지구조물이 파랑에 노출되었을 때 파랑에 의해 퇴적물이 지지구조물로부터 멀리 운반되고 세굴이 발생하는 과정을 규명하였다. 이 연구는 Keulegan-Carpenter 수(KC)와 지지구조물 직경 대비 파장 비율이 세굴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하여, 해상 지지구조물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주요 변수로 작용함을 밝혔다. 또한, 파랑과 유속이 결합된 조건에서 세굴 특성을 분석한 연구에서, 유속 성분이 증가할수록 세굴심이 증가하며 특정 유속 비율 이상에서 세굴심이 안정화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Sumer & Fredsøe, 2001). 나아가, 이들은 다양한 구성의 말뚝 군이 유속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국부 세굴(local scour)과 전면 세굴(global scour)을 구분하여 분석하였으며, 특정 지지구조물 배치에서 전면 세굴이 크게 발생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Sumer & Fredsøe, 2005). 이러한 연구는 해상 구조물의 형태와 배치 방식에 따라 세굴 특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설계 시 적절한 고려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Melville and Sutherland(1988)는 다양한 입경 조건에서 세굴심의 변화를 조사하였으며, 연구 결과 지지 구조물의 직경이 유사의 입경보다 50배 이상 커지는 경우 세굴심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한계 상태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구조물 크기와 세굴 간의 비선형적 관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발견으로, 대형 구조물 설계 시 세굴 영향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Sumer et al.(1993)은 지지 구조물의 형상에 따른 세굴 특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원형 지지 구조물의 세굴심은 구조물 직경의 약 1.3배로 나타났지만, 사각형 지지 구조물에서는 구조물 직경의 약 2.0배로 더 큰 세굴심이 관찰되었다. 이는 구조물 형상이 세굴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입증하며, 구조물 설계 시 형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쇄파에 의한 세굴 발달은 Bijker and de Bruyn(1988)에 의해 연구되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해류 조건에서도 쇄파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세굴심은 감소하며, 반대로 파랑과 해류가 함께 작용할 경우 세굴심이 약 1.46배 증가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는 쇄파와 해류의 복합적인 작용이 세굴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규명한 사례로, 파랑 조건을 고려한 세굴 예측 및 방지 설계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Margheritini et al.(2006)은 수리 모형 실험을 통해 파랑 및 조류에 의해 해상 구조물 기초 주변에서 발생하는 세굴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복합적인 해양 환경에서 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굴을 방지하는 데 기여하였다. DNV-OS-J101(DNV, 2014) 기준에서는 해상풍력 지지구조물의 설계 시 세굴심을 말뚝 직경의 1~1.5배까지 고려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설치된 모노파일 형식의 해양구조물에서 관측된 세굴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Peter, 1986). 이러한 연구들은 해상 지지구조물의 세굴 특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며, 설계 기준 수립에 있어 실질적인 참고자료가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단일 방향 유속이나 일정한 파랑 조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제 해양 환경에서 다양한 파랑 방향이 존재하는 경우의 세굴 특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해양 환경에서는 다방향 파랑과 유속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이 복잡해질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파랑 조건에서의 세굴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해상풍력 구조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설계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이중 방향 파랑 조건에서 해상풍력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3차원 수치해석을 활용하여 단일 및 이중 방향 파랑 조건 하에서 지지구조물 주변의 유속과 세굴심을 모의하고, 흐름 및 세굴 양상의 변화를 검토하였다.
2. 이론적 배경
2.1 세굴 메커니즘
해양 환경에 구조물이 설치되면 그 주변에서는 국부적인 흐름의 변화가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는 구조물 전면에 마제형 와(horseshoe vortex)가 형성되고, 후면에는 후류(lee-wake)가 생성되며, 구조물 측면에서는 유선의 수축이 일어난다. 이러한 흐름의 변화로 인해 유사의 이송 능력이 향상되어 구조물 주변에서 세굴이 발생할 수 있다. 세굴은 구조물의 안정성을 위협하므로 해상풍력 하부지지구조물과 같은 해양 구조물 설계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마제형 와는 구조물 전면으로 들어오는 흐름이 구조물에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회전 흐름이다. 구조물 전면의 해저면에서는 경계층이 역압력 구배로 인해 분리되며, 이로 인해 나선형의 소용돌이가 형성되어 하류로 이동한다. 마제형 와는 해저면의 전단 응력을 증가시켜 세굴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와류의 발생은 유입되는 경계층 흐름의 존재와 구조물에 의한 역압력 구배가 경계층을 분리시킬 만큼 충분히 강해야 한다.
후류는 구조물 후면에서 흐름의 분리에 의해 발생하는 영역으로, 흐름이 구조물을 지나면서 생기는 불안정한 와류 구조를 의미한다. 후류는 구조물 후방에서 해저 퇴적물을 휘저어 유실시키며, 세굴을 촉진한다. 후류의 형성과 발달은 흐름의 속도, 구조물의 형상 및 크기 등에 영향을 받는다.
유선의 수축은 구조물 측면에서 발생하며, 구조물로 인해 유선이 좁아지면서 유속이 증가하고 해저면 전단 응력이 상승한다. 이로 인해 구조물 측면에서 세굴이 발생할 수 있다. 유선 수축에 의한 전단 응력의 증가는 구조물 주변의 유동 특성을 변화시키며, 세굴의 공간적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세굴 메커니즘은 상호 연관되어 구조물 주변의 세굴 패턴을 형성한다. 구조물의 크기, 형상, 해양 환경 조건 등에 따라 세굴의 정도와 양상이 달라지며, 특히 Keulegan- Carpenter(KC) 수와 같은 무차원 수는 파랑 조건에서 세굴 특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KC 수는 파랑의 진폭, 구조물의 직경, 파주기 등을 고려하여 정의되며, KC 수가 증가할수록 세굴심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Whitehouse, 1998).
구조물 주변의 이러한 흐름 변화와 세굴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해상풍력 지지구조물의 설계 시 세굴로 인한 안정성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세굴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구조물의 형태와 배치를 최적화함으로써, 해상풍력 구조물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2.2 해양의 흐름특성
해양의 흐름은 지지구조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세굴 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해수의 대규모 이동을 의미하는 해류(Currents)는 달과 태양의 인력, 바람, 지구 자전, 수온과 염분의 차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해류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방향과 속도로 흐르지만, 지형, 기상 조건, 계절적 변화 등의 영향으로 세기와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변동은 해류의 방향과 유속 분포를 복잡하게 만들어, 그 거동을 더욱 다양하게 나타나게 한다(Jeong et al., 2014).
파랑(Waves)은 해수면에서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되는 주기적인 진동으로, 주로 바람에 의해 형성되는 풍파(wind wave)뿐만 아니라, 해저 지진, 조석 및 기타 외부 요인으로도 생성될 수 있다. 파고, 파장, 주기 등의 특성으로 표현되는 파랑은 해상 구조물에 동적 하중을 가하며, 구조물 주변의 유체 운동을 복잡하게 만들어 세굴을 유발한다. 특히 파랑에 의한 입자 운동은 구조물 주변에서 퇴적물을 부유시키고 퇴적시키는 과정을 반복하여 세굴 형성에 기여한다. 파랑의 주기성과 비선형성은 구조물 주변의 흐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세굴 예측을 어렵게 한다.
파랑의 방향성도 중요한 요소이다. 실제 해양 환경에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오는 파랑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며, 이러한 다방향 파랑은 구조물 주변의 흐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다방향 파랑 조건에서는 구조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유동의 간섭 효과로 인해 예기치 못한 세굴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파랑의 방향성과 그에 따른 유동 특성을 고려하는 것은 세굴 예측에 필수적이다. Keulegan-Carpenter (KC) 수는 파랑에 의한 흐름 특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무차원 수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Um는 해저면에서의 최대 유속, T는 파주기, D는 지지구조물의 직경을 나타낸다. KC수가 증가할수록 구조물 주변에서 세굴심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파랑의 영향이 커짐을 의미한다.
2.3 수치해석 모형
본 연구에서는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에 위치한 Flow Science, Inc.에서 개발한 3차원 수치해석 소프트웨어인 FLOW-3D를 활용하였다. FLOW-3D는 범용 전산 유체역학(CFD) 프로그램으로서, 난류, 천수 해석 등 다양한 유체 역학 현상을 모의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을 제공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해양항만 분야뿐만 아니라 주조 공정, 잉크젯 프린팅 등 산업 공정 해석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FLOW-3D 모형은 유체의 흐름을 해석하기 위해 연속 방정식과 운동량 방정식을 지배 방정식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지배 방정식을 기반으로 FLOW-3D는 복잡한 유체 역학 현상을 정확하게 모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해상풍력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2.3.1 연속방정식
- Simplest Case
- Incompressible Flow
- Compressible Flow
여기서, u, v, w는 각각x, y, z방향의 속도성분을 나타내고, Ax ,Ay ,Az는 유체 흐름을 위한 비어있는 면적의 비(area fraction), Vf는 체적비(volume fraction), ρ는 밀도(density), RSOR: 질량 생성/소멸(mass source/sink) 항, RDIF: 난류 확산항을 나타낸다.
2.3.2 운동량방정식
여기서, Vf는 체적비(volume fraction), ρ는 밀도(density), RSOR는 질량 생성/소멸(mass source/sink) 항, Fx, Fy, Fz는 각각 x, y, z 방향의 중력 및 관성력을 포함한 합력을 나타낸다.
2.3.3 난류모형
FLOW-3D는 Prandtl MIxing Length, One Equation, Two(κ-ε) Equation, RNG (Re Normalized Group), LES 등의 다양한 난류모형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에서 RNG 모형은 계산 시간은 길지만 복잡한 난류 흐름에 대하여 더욱 정확하게 모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RNG 모형을 선정하였다. RNG 모형은 κ-ε모형의 계수를 통계기법으로 조정한 모형으로 작은 크기의 난류 입자를 가지는 유체의 움직임을 제거하고 이로 인해 크기가 큰 유체 움직임과 점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계수 조정과 점성력을 수정하여 표현하는 기법이다.
2.3.4 유사해석모형
FLOW-3D의 퇴적 및 세굴 모델은 Drifting, Advection, Bed-load transport, Entrainment의 네 가지 메커니즘으로 구성된다. Drifting은 항력과 부력의 균형을 통해 퇴적물의 상대속도를 산정하는 과정을, Advection은 유체 흐름에 따른 부유사의 이동을 설명한다. Bed-load transport는 하상을 따라 이동하는 퇴적물 입자의 운동을, Entrainment는 유체 내 퇴적물이 부유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물리적 방정식과 실험식을 기반으로 퇴적물 이동과 세굴을 정량적으로 해석한다.
3. 수치모형 구성
3.1 FLOW-3D 모형 검증
본 연구에서는 FLOW-3D 모형의 적합성과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Sumer와 Fredsøe(2001)의 실험 결과와 비교하였다. 이들은 직경 1.0 m의 지지구조물을 다양한 파랑 조건하에서 모래 위에 배치하여 세굴 현상을 측정하였으며, 그 결과는 지지구조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세굴 형상과 흐름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Fig. 1은 Sumer와 Fredsøe(2001)의 실험에서 사용된 수로의 제원을 나타내고 있으며, Table 1에는 실험에 적용된 흐름 조건이 정리되어 있다. 이러한 실험 조건을 기반으로, Fig.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FLOW-3D 모형을 사용하여 실험 환경을 재현하였다. 이를 통해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형상과 발달 과정을 모의할 수 있었다.
Fig. 3은 수치 해석 결과와 기존 실험 결과를 비교한 그래프이다. 시간 경과에 따른 세굴심 변화 양상을 잘 모의하고 있으며, 최대 세굴심은 평형상태 이후 발생하였고 그 차이는 8% 로 나타났으며 이는 FLOW-3D 모형이 세굴심 발달 양상 및 최종 세굴심 발생측면에서 본 연구에 적합하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3.2 FLOW-3D 모형 구성
3.2.1 지형구축
모형의 지형은 가로 5 m, 세로 5 m의 정사각형으로 설정하였으며, 이중 방향 파랑 조건의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이러한 구성을 설정하였다. 중앙 4 m x 4 m 구간은 세굴이 발생할 수 있는 sand-bed로 설정하였으며, 세굴현상을 명확히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Fig. 4.에 제시된 바와 같이 중앙에는 직경 1.0 m의 지지구조물을 배치하여 구조물 주변에서 발생하는 세굴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재현하고자 하였다. 초기 수위는 0.4 m로 설정하였으며, 이는 실험과 일관된 조건으로, 파랑 조건이 구조물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실제와 유사하게 반영하기 위함이다.
또한, 지지구조물은 sand-bed 깊이까지 삽입하여 실험과 동일한 조건을 구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구조물 기저부에서 발생하는 마제형 와류와 후류 현상이 세굴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모의할 수 있다. sand-bed 구간은 실험과 일치하는 입도와 특성(d₅₀ = 0.2 mm)을 가지도록 설정하여, 파랑에 의한 유사의 이동이 실제와 유사하게 나타나도록 하였다.
3.2.2 격자망 구성
FLOW-3D 모형은 구조물의 형상에 따라 격자를 생성하는 방식이 아닌, 제어체적(Control Volume) 기반의 직각형 격자 체계를 사용하여 격자를 구성한다. 이 격자 체계에서 수로 지형 및 구조물은 Obstacle로 정의되며, 이는 유체의 흐름을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물체로 인식된다. 따라서, Obstacle의 형상이 수치 모형에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격자의 설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Fig. 5.와 같이 지지구조물 주변의 국부 세굴을 정밀하게 모의하기 위해 해석의 정확성과 계산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격자 크기를 최대한 조밀하게 구성하였다. 격자의 크기는 수평 방향(x, y)으로 각각 0.1 m, 연직 방향(z)에서는 sand-bed 구간에 대해 0.01 m로 설정하여 세굴 발생 영역의 세밀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 외 구간에서는 z 방향 격자를 0.05 m로 설정하였다. 전체 모의 구역은 가로(x) 5.0 m, 세로(y) 5.0 m, 높이(z) 0.7 m로 설정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총 62,500개의 격자로 구성하여 구조물 주변의 세굴 발달 과정을 효과적으로 재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3.2.3 경계조건 구성
Table 2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3차원 수치 모형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면별 경계 조건을 각각 설정하였다. 전체 영역의 바닥(Z min)은 Wall 경계 조건으로 설정하여, 바닥에서의 전단 응력이 정확히 반영되도록 하였다. 이는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을 모의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Table 2
Location | Boundary condition | Location | Boundary condition |
---|---|---|---|
X min | Wave | X max | Wave outflow |
Y min |
1) Symmetry 2) Wave |
Y max |
1) Symmetry 2) Wave outflow |
Z min | Wall | Z max | Pressure (fraction = 0) |
상부 경계(Z max)는 유체가 없는 Pressure 조건으로 설정하여 대기와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유체의 fraction을 0으로 설정함으로써 외부 공기와의 흐름을 차단하였다.
파랑 유입부(X min)에서는 파고 0.12 m, 수심 0.40 m, 주기 3.50 s의 Wave 조건을 설정하여 실험과 동일한 조건을 유지함으로써 수치 모형의 신뢰성을 높였다. 유출부(X max)는 Wave Outflow 조건으로 설정하여, 파랑이 경계에서 반사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멸될 수 있게 하였다.
단일 방향 파랑 모의에서는 Y 축 경계에 Symmetry 조건을 설정하여, 경계면에서 인위적인 흐름 왜곡이 최소화되도록 하였다. 반면, 이중 방향 파랑 조건에서는 Y 방향의 경계를 X 방향과 동일하게 설정하여, 두 방향의 파랑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4. 모의결과 분석
4.1 흐름특성 비교
본 연구에서는 단일방향과 이중방향 파랑 조건에서 지지구조물 주변의 흐름 특성을 분석하고 그 차이를 비교하였다. Fig. 6과 Fig. 7에서는 각 조건별로 0분, 1분, 3분 시점에서의 흐름 특성이 순서대로 제시되어 있다.
단일방향 조건에서는 지지구조물 주변의 유속이 흐름 방향과 평행한 축을 따라 집중되며, 이 구간에서 최대 유속이 0.65 m/s로 나타났다. 이는 단일방향 흐름에서 구조물의 전면과 후면부에서의 흐름 집중으로 인해 유속이 증가하는 경향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중방향 조건에서는 지지구조물 주변에서 흐름 방향과 부딪히는 부분에서 최대 유속이 발생하였으며, 그 값은 0.42 m/s로 나타났다. 이중방향 흐름의 경우, 두 방향에서 유입되는 흐름이 구조물 주변에서 상호 간섭을 일으켜 유속이 분산되며, 이에 따라 단일방향 조건보다 낮은 최대 유속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Fig. 8에서는 각 조건에서 최대 유속이 발생하는 지점(Point of Interest)을 선정하여 시간에 따른 유속 변화를 비교하였다. 시간 경과에 따른 유속 분석 결과, 이중방향 조건에서의 유속이 단일방향 조건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파의 주기도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이중방향 흐름에서 발생하는 간섭 효과로 인해 유속이 분산되고, 상호 작용이 유속 감소와 파의 주기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결과는 단일방향과 이중방향 파랑 조건이 지지구조물 주변의 유동 특성에 미치는 영향이 다름을 시사하며, 다중 방향에서의 파랑 조건이 구조물 주변의 흐름 특성을 복잡하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4.2 세굴특성 비교
본 연구에서는 단일방향과 이중방향 파랑 조건에서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을 비교하여 각 조건이 세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Fig. 9와 Fig. 10에서는 각 조건에서 10분, 20분, 30분 경과 시점에 따른 세굴 모의 결과가 제시되어 있으며, Fig. 9와 Fig. 10은 각 조건 하에서 시간에 따른 하부구조물 주변의 세굴양상의 변화를 나타낸다.
모의 결과에 따르면, 단일방향 조건에서는 30분 경과 시 최대 세굴심이 3.2 cm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지구조물 주변에서 집중된 단일 방향의 흐름으로 인해 세굴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결과로 해석된다. 단일방향 흐름은 구조물 전방과 후방에서 강한 유속을 형성하여, 세굴이 빠르게 발달하고 세굴심이 더 깊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이중방향 조건에서는 30분 경과 시 최대 세굴심이 2.1 cm로 나타났으며, 단일방향 조건보다 세굴심이 더 얕게 형성되었다. 이는 이중방향에서 유입되는 흐름이 구조물 주변에서 상호 간섭을 일으켜 유속이 분산되며, 세굴심이 단일방향 조건에 비해 작게 발달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중방향 흐름에서는 지지구조물 주변에서 흐름이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면서 국부적인 세굴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Fig. 11은 시간 경과에 따른 각 조건에서의 최대 세굴심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이중 파랑 조건에서는 세굴심이 흐름 방향의 영향을 받으므로, 세굴심 변동 폭이 경계치(threshold value) 이하로 감소하면 평형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가정하였다. 약 5분까지는 두 조건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후에는 단일 파랑 조건에서 세굴심의 증가가 더 크게 나타났다. 단일 파랑 조건에서는 이중 파랑 조건보다 약 1.1 cm 더 높은 세굴심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단일방향 파랑 조건은 이중방향 조건에 비해 지지구조물 주변에서 세굴을 더 빠르고 깊게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단일방향 흐름의 집중적 영향이 구조물 주변의 퇴적물 이동을 더욱 가속화하는 반면, 이중방향 조건에서는 다방향 간섭으로 인해 세굴이 완화됨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파랑 조건에서 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을 예측하고 설계 시 이를 고려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5. 결 론
본 연구는 해상풍력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단일방향과 이중방향 파랑 조건에서 발생하는 흐름 특성과 세굴 특성을 FLOW-3D 모형을 통해 비교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단일방향과 이중방향 파랑 조건에 따라 구조물 주변의 유동 및 세굴 양상이 크게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일방향 조건에서는 지지구조물 주변의 흐름이 특정 방향으로 집중되며, 구조물 전후면에서 유속이 높게 나타나 세굴이 빠르게 발생하고 깊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달리, 이중방향 조건에서는 서로 다른 방향의 흐름이 구조물 주변에서 상호 간섭을 일으키며 유속이 분산되었고, 그 결과 세굴이 단일방향 조건에 비해 완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다양한 방향에서 유입되는 파랑이 구조물 주변의 유동 특성에 상호작용하며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해상 지지구조물 설계 시 다양한 파랑 조건이 세굴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단일방향 파랑 조건에서는 구조물 주변의 세굴이 집중적으로 발달하여 구조물의 기초 안정성에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세굴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반면, 이중방향 파랑 조건에서는 다방향 흐름 간의 간섭으로 인해 세굴이 분산되고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나 보다 안정적인 기초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제 해양 환경에서 예측되는 파랑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여, 단일 및 다방향 파랑의 영향을 모두 고려한 세굴 예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FLOW-3D 모형이 해상 지지구조물 주변의 세굴 특성을 예측하는 데 유용한 도구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다양한 파랑 조건에서의 모의 결과는 실험 결과와 유사한 흐름 및 세굴 양상을 재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FLOW-3D 모형이 해상 구조물의 설계 및 안정성 평가에 신뢰성 있게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파랑 조건과 조류를 포함한 복합적인 해양 환경에서의 세굴 특성을 추가적으로 분석하여, 해상 지지구조물 설계에 더욱 실질적인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해저 지질 상태에 따른 세굴 특성 변화를 정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입도 분포, 강도 등과 같은 지반 물성이 세굴의 발생 속도와 깊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다양한 지반 조건에서의 구조물 안정성을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면, 해저 지질 조건에 따른 맞춤형 설계와 세굴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